‘이것’ 높으면 당뇨병 발생 쑥…젊을 수록 위험한림대성심병원, 성인 850만명 10년간 추적잔여콜레스테롤 높으면 당뇨병 발생 3.3배↑이상지질혈증 관리 위해 운동·식단 조절 필요
강준구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의 연구에서 높은 잔여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도의 증가는 젊은 연령대일수록 더 크게 나타났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잔여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젊을수록 잔여콜레스테롤이 당뇨병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성심병원은 강준구·허지혜·노은 내분비내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국내 성인 850만여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당뇨병이 없는 건강검진 수검자들이 2009년 검진 당시 측정한 잔여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2019년까지 당뇨병 발생에 차이를 보였는지 조사했다.
잔여콜레스테롤은 각각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로 흔히 불리는 저밀도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과 고밀도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을 제외한 나머지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 침착을 유발해 동맥경화와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지만, HDL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 남아있는 콜레스테롤을 운반해 청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잔여콜레스테롤은 전체 콜레스테롤에서 이들 LDL·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제외한 초저밀도지단백질(VLDL) 또는 중저밀도지단백질(IDL) 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로 측정한다.
기존 연구에서도 잔여콜레스테롤이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은 밝혀진 바 있지만, 잔여콜레스테롤이 포도당 대사와 당뇨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그동안 불분명했다.
연구결과,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을 보정하기 전 잔여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30㎎/dℓ 이상)은 낮은 사람(14㎎/dℓ 이하)보다 당뇨병 발생 비율이 약 3.3배 높았다.
나이·성별·체질량지수·공복혈당 등 관련 수치를 보정한 결과 잔여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에 비해 발병 위험이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높은 잔여콜레스테롤 농도로 인한 발병 위험은 젊은 연령대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난 정도는 20대 3.06배, 30대 3.07배였으나 40대 2.47배, 50대 1.90배, 60대 1.51배, 70세 이상 1.20배로 나타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격차가 줄었다.
또한 높은 잔여콜레스테롤 수치가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경향은 주로 공복혈당장애와 같은 대사 이상이나 고혈압,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이 없어 비교적 건강한 편인 집단에서 더욱 뚜렷했다.
연구를 주관한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당뇨병 발생에서 지질 독성이 병의 원인으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잔여콜레스테롤이 혈관세포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생활수칙을 따르면 잔여콜레스테롤 관리가 가능하다고도 조언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음식을 섭취하고, 총 지방 섭취량과 총 탄수화물 섭취량을 각각 1일 섭취 에너지의 30%와 65% 이하로 줄이는 등의 내용이다.
노은 교수는 “마가린, 쇼트닝, 튀김류 등 트랜스지방산 섭취는 피하는 대신 콩, 과일,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술은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거나 가급적 금주하는 것이 좋다”며 “앉아있는 시간을 줄여 자주 신체를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고 하루 30분 정도의 유산소 신체활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email protected]